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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가을, 팬데믹 직전 추석 연휴를 끼고 본(Bonn), 쾰른(Köln),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콜마르(Colmar) 네 도시를 여행했었어요. 그때는 반년 후 세상이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고 이후 몇 년간 그 여행의 기억을 사무치게 곱씹을 줄 몰랐죠. 유럽에 대한 로망 같은 것이라기보다 내가 선택한 도시에서 자유롭게 전 세계인과 더불어 먹고 움직이고 즐기는 일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었던 것 같아요. 여행 특히 유럽 여행같이 미리 준비할 것 많은 여행은 한 번 떠나려고 마음먹는 게 쉽지 않은데요. 폴과 한 직장에서 일할 때 언젠가 같이 유럽 여행 떠나자고 계속 말했던 게 약속처럼 떠올라 올해 2월부터 본격 유럽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답니다. 역시 말은 씨가 되나 봐요.

    어느 도시를 갈 것인가. 이게 저희의 첫 숙제였어요. 나름 여러 번의 유럽 여행을 해온 에밀은 첫 유럽 여행을 떠나는 폴에게 가고 싶은 도시를 정해보라고 했고 프랑스 문학 전공자(!)인 폴은 파리(Paris)를 첫 번째로 꼽았어요. 독일도 가보고 싶은 나라라고 해서 대표 도시로 베를린(Berlin)을 골랐고 마지막으로 프라하(Praha)를 우리의 세 번째 메인 도시로 정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Frankfurt)를 비행기 인아웃할 장소로 정하고 하루 묵기로 했고, 유럽 내 기차여행 시 두 번의 중간 기착지로 쾰른을 정했어요 (이 모든 과정에서 다년간의 유럽 여행과 유럽 거주 경험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신 @4variation 님께 감사!). 그래서 에밀앤폴은 총 5개 도시를 들르게 됐어요.

    열흘의 일정 동안 정말 긴 거리를 움직였고 몇 개의 국경을 넘었답니다. 흐흣. 이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콘텐츠 양식으로 더 자세히 나눠보려고 해요. 일단 오늘 뉴스레터에는 이번 유럽 여행을 준비하며 들춰본 책 몇 권을 가져왔어요. 네네, 완독한 책 아니고 들춰본 책입니다. 

    여행 준비할 때 틈틈이 (급하게!) 지식을 쌓으려고 본 것인데요. 유럽 여행할 때 필요한 인문 교양은 오랜 시간 삶에서 쌓아야 하는 거지 갑자기 공수해 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여기 소개할 책은 유럽 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도 아니고 이 책 읽으면 유럽 역사와 미술관 마스터 하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여행은 평상시에 쌓아온 인문 교양으로 하고요. 이 책들은 여행 가기 전 몸과 마음의 분위기를 다져주는 역할을 하기에 좋은 책 혹은 유럽 관련 지식 및 정보를 모으기 좋은 책들입니다.

베를린에서 공부한 사회학자가 개인의 기억과 도시의 역사를 엮어 쓴 글. 도시의 역사를 말하며 그 도시에 머물렀던 예술가, 정치인을 불러와 자연스레 저자가 도시에서 읽은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베를린, 파리 부분을 읽었다. 

이런저런 일로 마음을 다잡기 어려운 때 여행 가기 전 마음을 정리하고 잔잔한 마음으로 예술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으로 읽은 책. 저자의 인생 문장과 인생 그림을 따라가며 어떤 태도로 예술을 만나는지 배웠다.

주류(?) 미술관 기행 책에서 만나기 힘든 여성 미술가를 공부하기 위해 고른 책. 루브르와 오르셰에 작품이 있는 여성 미술가를 중심으로 읽었다. 미술관 관람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역사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역사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

자기 전에 매번 들춰보며 그림만 슬쩍 보다가 끝내 잠들고 만 책. 강상중의 사색과 맞닿고 싶었지만 여행 가기 전에 너무 피곤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