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시험에 들었습니다. 언니들과 어딘가로 여행을 떠난 저는 어떤 낭떠러지 동굴을 통과해야만 했는데 그곳을 지키고 있던 사제가 이 낭떠러지 동굴의 의미를 밝혀야만 이곳을 지나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꿈이 늘 그렇듯 이런 미션을 받은 맥락도 기억나지 않고 사제가 제시한 미션도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저 어렴풋이 떠오르는 건 그 낭떠러지 동굴을 여러 번 떨어지며 의미를 찾아야 했다는 것뿐. 마치 롯데월드 어드벤처 ‘신밧드의 모험’ 에서 낙하 난이도가 살짝 높아지는 단 한 지점 같이 갑자기 쓰윽 떨어지는 그곳을 꿈에서는 배도 없이 여러 번 지나가며 떨어졌죠. 언니들과 함께.
그 행위를 반복한 결과, 떨어지는 그 순간 가장 어두운 지점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정답으로 내놓은 저는 여러 보상과 함께 사제의 축복을 받으며 그 지점을 지나갑니다. 그러자 둘째 언니가 말해요. 해석을 잘했구나. 저는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해석이다.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 앞에서 수수께끼를 풀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이것은 수수께끼인가, 해석인가.
그 수수께끼는 이러한 것이었다.
즉 하나의 소리를 가지면서 네 발이고 두 발이고 세 발인 것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테바이인들에게는 그 수수께끼를 풀 때에야
스핑크스로부터 풀려날 수 있다는 신탁이 있었고,
그래서 그들은 자주 한곳에 모여서 답이 무엇인지 찾고자 했다.
…그런데 오이디푸스가 그것을 듣고는 문제를 풀었다.
스핑크스에 의해 제시된 수수께끼의 답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기일 때는 네 다리로 기어다니니 네 발이요,
장성해서는 두 발이고, 노인이 되어서는 지팡이를 세 번째 다리로
더해 가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_아폴로도로스, 강대진 옮김, <그리스 신화>, 민음사, 256~257쪽